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제가 여태 갔던 한정식집 중
가격대비 최고의 맛집이 있습니다.
다만 좀 숨어있어 찾기가 조금 힘듭니다만, 잘 찾아보면 있습니다.
레스토랑 내부의 모습입니다.
들어갈 때 너무 들떠서 사진을 찍지 못하고 나올때 찍었는데
고급스럽고 차분한 분위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식사는 2층에서 하게 되는데,
2층 사방으로 폴딩도어로 되어있었던 것 같습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 가서 문을 다 닫아놨었지만,
맑은날에 간다면 저 폴딩 도어를 모두 열어 놓을 것 같습니다.
꽤 괜찮은 뷰가 나올 것 같군요.
<콩두의 메뉴 및 가격>
가격대는 다른 한정식집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자질구레한 잡메뉴(?)들이 없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대체적으로 종류로만 승부하는 한정식집이 많은데,
이 곳은 딱 코스별로 핵심 메뉴를 최고로 맛있게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는 GREEN COURSE로, 보리굴비구이 반상과 꽃게장 반상 하나씩 선택했습니다.
애피타이저가 나왔습니다.
샐러드가 다 똑같겠거니 하겠지만,
이 레스토랑의 모든 메뉴가 그렇듯 평범한 듯 특별한 뭔가가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드레싱에 어떤 마법을 부린 것 같더군요.
습관처럼 더 달라고 말할뻔했습니다.
스프가 나왔습니다.
너무 흥분한 나머지 발로 사진을 찍어버렸군요.
청둥 호박 타락 스프와 건강식 계절 스프로는 이날 잣 스프가 나왔습니다.
제가 이 레스토랑을 리뷰하게 된 가장 큰 계기가 이 잣 스프 때문입니다.
정말 어떻게 이런 맛이 날까 싶을정도로 너무 맛있었습니다.
촌놈이라 제대로 된 잣 스프를 먹어보지 않아서였을까요...?
제가 알던 잣스프와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전 가히 이날 먹었던 음식 중 가장 맛있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다른 음식이 맛이 없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또 다시 이 스프를 먹고싶군요.
청둥 호박 타락 스프는 사실 그렇게 맛있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식사가 나왔습니다.
아래 메뉴는 꽃게장 반상, 위 메뉴는 보리굴비 반상입니다.
꽃게장은 고산 윤선도 반가 기법의 명인 간장으로 담갔다고 합니다.
원래 간장게장을 짜서 잘 먹지 않는 편이었는데,
이 게장은 짜지 않고 담백하게 정말 맛있었습니다.
뚝배기에 밥과 게장을 비벼서 함께 나온 김에 싸서 먹으면 됩니다.
이렇게 :)
보리굴비와 함께나온 녹차물에 밥을 말아서
밥 한숟가락에 굴비를 얹어 먹으면
녹차의 쌉싸름한 맛과 굴비의 짭쪼롬한 맛의 조화가 입안에서 펼쳐집니다.
식사가 끝나면 디저트가 나옵니다.
누가 디저트로 작품을 만들랬게요?
먹기 아까웠습니다. 사실 3초 감탄하고 바로 먹었습니다.
아이스크림과 떡, 그리고 저 자갈을 표현한 것은 시중에 판매되는 초콜릿 같았습니다.
이날 나온 아이스크림은 매실맛이었는데 많이 달지 않아 제 입맛에 잘 맞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나온 대추차
대추가 어마어마하게 들었습니다.
카페에서 마셔도 이정도는 최소 6천원 이상은 줘야할 것 같습니다.
입가심으로는 최고였습니다.
한식을 좋아해서 한정식집을 많이 다녔는데,
여기를 간 이후로 눈이 너무 높아졌나봅니다.
비슷한 가격의 어느 한정식집을 가도
여기만큼 한 메뉴 한 메뉴 정성스럽다는 느낌을 못받습니다.
쓸데없이 대충 만든 밑반찬들만 즐비하게 나오는 다른 한정식집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특별한 날 제대로 된 한식 코스요리를 맛보고 싶으시다면 강력 추천합니다.
※예약은 필수입니다. 예약 안하면 못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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